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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북 리딩노트

알고리즘에 갇힌 자기계발 – 기술이 우리의 성장을 어떻게 제한하는가/마크 코켈버그 지음 · 연아람 번역

by Cannon 2025. 8. 18.

자기계발이 왜 ‘알고리즘의 틀’에 갇혔는가

자기계발은 본래 개인이 스스로 성장을 설계하고, 더 나은 자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앱과 데이터,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지표에 맞춰 스스로를 관리한다. 운동 앱이 칼로리를 계산하고, 학습 앱이 진도를 추적하며, SNS는 목표 달성 여부를 숫자로 환산한다. 마크 코켈버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자기계발이 자유로운 탐구가 아니라 알고리즘이 짜놓은 프레임 속 효율 추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단순하다. 알고리즘 시대의 자기계발이 진짜 ‘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이 요구하는 새로운 순응인지를 묻기 위해서다.


알고리즘이 만든 자기계발의 세계

알고리즘은 편리함을 준다. 운동 기록, 학습 시간, 업무 성과를 자동으로 추적해 주기 때문에 스스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선택의 자유를 잃는다. 무엇을 얼마나 할지, 어떻게 평가할지를 정하는 기준은 나 자신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이다. 결국 자기계발은 내가 주체가 되는 과정이 아니라 시스템이 제시한 과제를 수행하는 행위로 변질된다.

효율성과 최적화라는 함정

오늘날 자기계발 담론의 핵심은 ‘효율’과 ‘최적화’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새로운 압박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정확하게를 요구하는 알고리즘은 성장 대신 피로를 낳는다. 자율적 성찰의 시간은 사라지고, 자기계발은 또 다른 “업무 수행”이 되어 버린다. 성장은 깊이보다 속도, 의미보다 성과 중심으로 재편된다.

인간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지키려면

저자는 알고리즘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도구로 쓸 때 강력하다. 문제는 도구가 목적을 대체할 때다. 기록과 지표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만, 내가 추구해야 할 궁극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나는 왜 이 목표를 추구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것이다. 자기계발은 알고리즘의 지침을 따르는 훈련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데이터는 자료일 뿐, 인간은 창조적 존재이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알고리즘은 어디까지나 통계적 모델이다.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률적으로 “그럴 것이다”라고 제안할 뿐, 그것이 곧 “반드시 그러하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은 통계와 확률의 산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환경과 반응하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비선형적 존재이다. 인격과 자아는 데이터의 합으로 환원될 수 없으며, 신이 창조한 인간은 숫자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따라서 우리는 알고리즘의 제안을 판단과 선택을 위한 기초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 그것은 과거의 내가 남긴 데이터 흔적일 뿐, 미래를 결정짓는 법칙이 아니다. 자기계발은 효율적이고 정해진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내가 과거를 재해석하여 미래를 창조하는 행위가 되어야 한다.

즉, 알고리즘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여 내가 살아가는 “판”을 스스로 바꾸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 책 정보 요약

  • 제목: 알고리즘에 갇힌 자기계발

  • 원제: Self-Improvement Captured by Algorithms

  • 저자: 마크 코켈버그 (Mark Coeckelbergh)

  •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4년 4월 30일

  • 쪽수: 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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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데이터와 목표를 얼마나 신뢰하시나요? 그것을 그대로 따르시나요, 아니면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