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werful》은 단순한 성공 신화가 아니다. 이는 ‘사람을 믿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한 인사 전략의 혁명서다. 넷플릭스는 직원에게 완전한 자율을 부여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요구한다. 이 책은 단지 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떤 철학 위에서 일할 것인가를 다시 묻는다.
1. “우리 회사엔 휴가 규정이 없다” – 자유와 성숙의 실험
넷플릭스의 조직문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규칙 없음(No Rules)’이다. 이 회사에는 휴가 규정도, 출퇴근 시간도, 상사에게 보고할 의무도 없다. 이쯤 되면 방임 수준 아닌가 싶지만, 넷플릭스의 전 인사 책임자 패티 맥코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직원들을 성인으로 대한다.” 핵심은 자율 그 자체가 아니라, 성숙한 책임감에 있다. 직원이 스스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신뢰하고, 그에 맞는 평가와 기대를 명확히 부여한다. 이는 ‘통제’ 대신 ‘신뢰’를 전제로 한 실험이자, 냉정할 만큼 철저한 성과주의 관리 체계다. 자유의 외피 속에 감춰진 이중 구조, 어찌 보면 더 냉혹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2. ‘좋은 사람’보다 ‘필요한 사람’ – 무정하지만 효율적인 인사 철학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회사는 가족이 아니라 스포츠팀”이라는 구절이다. 넷플릭스는 관계의 따뜻함보다는 성과에 맞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 아무리 인간적으로 훌륭해도 조직의 목표와 맞지 않거나 성과가 부족하면, 새로운 인재로 교체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는 냉정하지만, 모든 구성원에게 일관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오히려 공정한 조직문화를 만든다. 감정이 아닌 성과와 책임으로 움직이는 이 원칙은 전통적인 기업문화와는 확연히 다른 결을 가진다.
3. 규칙보다 문화를, 매뉴얼보다 사람을
넷플릭스는 자사의 조직문화 슬라이드를 전 세계에 공개한 최초의 기업 중 하나다. 이 문서는 수백만 건 이상 공유되었고, 실리콘밸리 기업문화의 표준처럼 인식되었다. 그 안에서 강조된 것은 ‘문화 적합도’다. “회사에 맞지 않는 훌륭한 사람보다, 조직의 철학과 맞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철학은 채용, 평가, 보상 등 모든 조직운영의 기반이 된다. 문화를 중심에 둔 채용과 평가, 자유로운 피드백과 전방위적 소통은 넷플릭스를 빠르게 성장시키는 근본적인 힘이 되었다.
우리가 원하는 조직은 ‘자유로운 회사’인가, 아니면 ‘믿어주는 회사’인가?
《Powerful》은 전통적인 인사제도의 교과서가 아니다. 이것은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일의 철학’에 관한 선언이다. 넷플릭스는 규칙 중심의 통제를 벗어나, 신뢰 기반의 자율이라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실험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현실적인 의문도 피할 수 없다. 과연 이 조직문화는 모든 조직에 보편적으로 유용한가? 혹은 이 문화에 ‘맞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을까?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이상적 모델이 아니라, 선택된 환경에서만 작동하는 특수한 조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화가 기존 조직 운영 방식에 던지는 질문은 강력하다.
우리는 지금 얼마나 구성원을 신뢰하고 있으며, 그들을 성인으로 대우하고 있는가?
이 책은 리더에게 다시 묻는다. 우리가 원하는 조직은 ‘자유로운 회사’인가, 아니면 ‘믿어주는 회사’인가?
📘책 정보 요약
- 지은이 : 패티 맥코드
- 엮은이 / 옮긴이 : 허란, 추가영
- 브랜드 : 한국경제신문
- 발행일 2018-08-01
- 정가15,000원
- ISBN978894754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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